안녕하세요 "그럴수있어 그러라그래"입니다.
서울 지하철의 숨겨진 비화와 역사를 파헤치는 지하철 연대기 시리즈, 그 여덟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분홍색 라인이 매력적인 8호선입니다. 8호선은 서울 본선 노선 중 가 장 짧은 축에 속하지만, 알고 보면 엄청난 알짜배기 노선이자 서울 지하철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 노선입니다.

특히 많은 분이 헷갈려하시는 "8호선과 9호선 중 2기 지하철의 진짜 막내는 누구인가?"에 대한 팩트체크까지 오늘 시원하게 풀어보겠습니다.
1. 2기 지하철의 화려한 피날레, '8호선'
1980년대 후반, 서울의 폭발적인 교통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는 5, 6, 7, 8호선을 동시에 건설하는 거대한 '2기 지하철 계획'을 발표합니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마지막 번호를 부여받은 막내가 바로 8호선이었습니다. 8호선의 완공은 곧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서울의 격자형 대규모 철도망 구축이 일단락되었음을 의미하는 징표였습니다.
5~8호선 형제들은 거의 동시에 착공에 들어갔지만, 결승선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막내인 8호선이었습니다.
노선 길이가 비교적 짧고 지형이 평탄했던 덕분에
착공 후 가장 빠른 1996년에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이며 '2기 지하철 최초 개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2. 성남과 서울을 잇는 단하나의 고리
8호선(암사~모란)은 처음 개통했을 때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수정구, 중원구)를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독보적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당시 성남 원도심 주민들에게 서울 강남·잠실로의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는데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 광주대단지사건때부터
계획되어있던 지하철이었습니다.
8호선이 뚫리면서 출퇴근길이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단축되었습니다. 노선은 짧아도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는 대형 노선 못지않은, 그야말로 '밀도 높은 알짜배기 노선'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더불어 그간 인구는 많았지만 교통허브로서의 역할이
버스에 국한되었던 잠실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 시발점이 됩니다.
3. [팩트체크] 2기 지하철의 마지막은 8호선일까, 9호선일까?
많은 분이 노선 번호가 이어지다 보니 "5, 6, 7, 8, 9호선은 다 같은 세대 아니야?" 혹은 "9호선이 2기의 마지막이겠지"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기 지하철의 마지막은 8호선이며, 9호선은 완전히 다른 세대인 '3기 지하철'의 외로운 생존자입니다.
8호선 (2기 막내): 1989년 수립된 2기 계획의 최종
9호선 (3기 첫째): 1994년 수립된 3기 계획(9~12호선)
번호는 이어지는데 왜 세대가 나뉠까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지금 9호선뿐만 아니라 10호선, 11호선, 12호선까지 세트로 묶어서 '3기 지하철 형제들'이라고 불러야 했습니다.
그러나 1997년 말 대한민국을 뒤흔든 IMF 외환위기로 인해 서울시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강남을 관통하여 수요가 확실했던 9호선 딱 하나만 남기고 10, 11, 12호선 계획은 전면 백지화되었습니다.
결국 중간 번호들이 통째로 증발하면서 8호선 뒤에 곧바로 9호선이 연결되었고, 이 때문에 마치 두 노선이 같은 시기에 태어난 형제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4. 8호선의 현재: '별내선'으로 이룬 거대한 진화
가장 짧은 노선이라는 타이틀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습니다.
최근 8호선은 암사역에서 한강을 건너 구리를 거쳐 남양주 별내역까지 뻗어 나가는 '별내선 연장'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과거 성남과 송파만을 잇던 단출한 노선에서, 이제는 경기 동북부(남양주·구리)와 경기 남부(성남)를 서울 동권을 통해 완벽하게 관통하는 거대한 광역 철도로 체급을 키운 것입니다.
맺음말
2기 지하철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8호선과 IMF라는 거센 풍파 속에서 홀로 살아남아 3기의 문을 연 9호선.
이 두 노선의 경계에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큰 아픔과 극복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매일 무심코 지나치던 8호선 분홍색 열차가 오늘따라 조금은 다르게 보이지 않으시나요?
다음 시간에는 3기 지하철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강남의 새로운 황금맥으로 떠오른 '9호선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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