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처음 시작되던 2020년 외국계 회사에 다니던 출국해야 하는데 못나가는 사람, 입국하고 격리해야 하는 사람들의 숙소를 알아봐주는 업무를 한동안 맡았다. 그 당시 느낀점은 "서울에 진짜 호텔이름 붙은 시설이 많구나", "지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 이 호텔들 다 어쩌나"였다.
근데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당장 2021년 매각이 결정된 5성급 이상 호텔만 살펴보면 르메리디앙(구 리츠칼튼),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 머큐어 앰배서더, 쉐라톤 디큐브시티 신도림, 이태원 크라운관광 호텔등이다. 그 동안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던 서울내 숙박시설이 코로나의 영향으로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호텔 용적률 인상, 건축 인허가 일괄처리, 주차장 설치기준 완화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당시 신라스테이, 롯데시티호텔, 나인트리,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등 수많은 비즈니스 호텔이 생겼다. 특히 서울지역 호텔수는 2012년 161개에서 2021년 463개까지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리고 코로나사태 이후 이제 이들 모두 소위 '살길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많은 건물들이 다시 호텔이 아니라 주거용 시설로 변경한다는건데 대부분 디벨로퍼, 자산운용사, 투자은행, 건설사 등에게 매각되면서 오피스텔로 변경되는 경우가 특히 많다. 최근 매각된 호텔들을 보면 강남에 글래드호텔 정도만 티마크가 인수하면서 호텔과 오피스로 재개장 한다는 소식말고 계속 호텔업을 하는 곳은 아직까진 보지 못했다
매수자 | 변경계획 | |
글래드호텔 | 티마크 | 호텔재개장 및 오피스 |
강남 르메르디앙 | 현대건설 컨소시엄 | 주거용 오피스텔 |
프리마호텔 | 마스턴 투자운용 | 주거단지 |
쉐라톤 팔래스 강남 | 더랜드 | 주상복합 |
경남관광호텔(동대문) | 월드어드바이스 | 오피스텔 |
머류어 앰버서더 홍대 | 현대자산운용 | 오피스텔 |
크라운호텔 | 현대건설 건소시엄 | 고급 주거지 개발 예정 |
아벤트리 종로 | JR 투자운용 | 오피스텔 |
물론 지금 이미 매각된 곳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매각을 추진하던 곳들이라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났을 때 또다시 숙소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국엔 고급화 전략, 특성화 전략으로 가야하는데 최근 인기있는 "인스타 감성"에 맞춰 변화하는 호텔들도 매우 많은 상황이다.
작년 5월 문을 연 조선 팰리스 강남처럼 입구에 황금빛 장식으로 궁전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고, 로비에는 모세상을 비롯해 약 400여점이 전시돼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에서 최상위급 호텔로 런칭중인 시그니엘, 대전의 오노마호텔, 부산의 그랜드 조선 부산 등 호텔이 숙소로서만의 역할이 아닌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데스티네이션 호텔"이 되기 위한 노력들이 가시화 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는 알 수 없다. 숙박시설로서의 매력, 유통시설 혹은 공간사업으로서의 매력 못지 않게 그들이 깔고 있는 땅값 역시 수익성과 현금화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앞으로 호텔건물과 대지에 여러가지 사업적 시도가 있을것이다. 확실한 것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있는 호텔들처럼 이제 호텔은 단순히 숙박과 식사의 개념이 아닌 문화, 예술, 즐거움 등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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