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도 벌써 20여년 전이다.
감사원 뒤쪽에 있는 학교를 다니던 내게 북악산 인왕산은 항상 신비한 곳이었다. 특히 삼청공원을 지나면 항상 갈 수 없던 길 그저 "저기가 김신조 넘어온 곳이야" 도대체 지금도 어딘지 모르겠다. 그냥 갈 수 없는 곳일 뿐이었다.
이번 청와대 이전을 앞두고 그 때 기억이 떠오르며 산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아예 막혀있던 북악산 등산로는 2006년, 2007년 각각 4.3km가 열렸고, 신분확인 절차도 점차 없어졌지만 아직도 표찰을 받고 입산 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한 심리적 안정이 느껴진다.
그러니 인근 등산을 즐기던 등산객들은 청와대 이전이 당연히 호재이다. 항상 출입제한 시간때문에 마음껏 즐기지 못하던 불안감이 없어질테고, 삼청공원 인근의 식당들도 저녁에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관악산, 청계산, 남한산성으로 몰리던 음주+등산 인구들도 한동안 궁금해서라도 북악산으로 모이지 않을까?
◇ 북악산-청와대 따라 ‘시크릿 가든’ 열린다… 다양한 볼거리 가득
현 정부에서도 북악산 지역 개방 계획은 계속 추진중이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북악 팔각정 아래와 삼청공원 인근도 개방을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개방되어 있었다. 하지만 남쪽 청와대 인근은 여전히 군사시설과 청와대 경호시설들로 미지의 공간이었다.
청와대 쪽이 다 개방이 된다면 더욱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과거 경복궁의 후원으로 쓰였는데 특히 고종은 이 공간을 사적인 공간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농경지, 정원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으나 일제시대 대부분의 건물이 사라지고 청와대가 되면서 그냥 금기의 공간이 되어왔기 때문에 정말 비밀의 정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 ‘광화문~용산~한강’ 잇는 도심 축 완성… ‘서울판 샹젤리제’로 탈바꿈
청와대 내부의 개방도 관심거리이지만 결국 북악산과 광화문, 용산을 잇는 서울 남북 녹지축이 연결되는 것도 하나의 관심사이다. 게다가 도보코스도 생길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여가 뿐만 아니라 관광상품으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북악산에서 인왕산, 남산을 거쳐 용산공원, 이어서 한강까지 걸어서 갈 곳이 너무 많아진다.
또한 현재 서울이 추진중인 경부선철도 지하화도 될 경우 남북 뿐만 아니라 경의선숲길과 연결되어 서쪽으로도 녹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국가의 상징거리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워싱턴 DC의 네셔널 몰, 파리의 샹제리제 등, 우리 서울 역시 청와대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 대한 기본계획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서울역세권, 용산정비창, 용산공원, 노들섬 주변까지 아우르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서울은 걷고 싶은 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다. 물론 내가 사는 동네도 더 좋아질 것이다 :)
정치적으로 많은 설왕설래가 있지만 이로인해 생길 녹지와 등산로 거기서 파생될 서울의 도보공간들을 생각해보면 설레이는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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