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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오디세이 Ep 2] 한신 제국의 영토 확장: 1차부터 28차까지, 쪼개기 분양이 낳은 50년의 나비효과

by 돌풍돌핀스 202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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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럴수있어 그러라그래"입니다.

반포 연대기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공공 주도의 구반포 주공 1단지가 강남 부촌의 서막을 어떻게 열었는지 다루었는데요.
이 거대한 성공을 가만히 지켜보며 "돈줄"의 냄새를 맡은 민간 건설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한신공영입니다.


​한신공영은 구반포 바로 동쪽인 신반포와 잠원동 일대의 광활한 영토를 그야말로 '싹쓸이'하며, 무려 1차부터 28차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한신 제국'을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대체 한신공영은 어떻게 이 금싸라기 땅을 통째로 확보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선택했던 기상천외한 분양 전략은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왔을까요?

​1. "비만 오면 잠기던 똥땅"에 회사의 명운을 걸다


​지금은 평당 1억을 호령하는 강남 최고의 요지이지만,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일대는 말 그대로 "비만 오면 한강 물이 넘쳐 고립되는 상습 침수 구역"이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왕실 뽕나무밭(잠실)으로 쓰였던 이유 자체가 농사도 제대로 짓기 힘들 만큼 모래가 많고 척박한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돈 있는 자산가들은 현대건설이 개발하던 압구정동이나 주공이 매립한 구반포 쪽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때 한신공영의 평사원 출신이자 창업주의 사위였던 김의철 회장이 남다른 혜안을 발휘합니다.
사내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여기가 앞으로 강남의 중심이 된다"며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잠원동 일대의 땅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현지 농민들은 쓸모없는 땅을 비싼 값에 사주겠다고 하니 너도나도 땅을 넘겼고, 한신공영은 경쟁 없이 이 일대 영토를 헐값에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강북 인구 분산을 위해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이전을 확정 짓고, 배후지 개발을 위해 한신공영에게 한강 공유수면 매립 면허까지 밀어주면서 한신공영은 한강을 메운 땅과 기존 뽕나무밭을 연결하는 거대한 로또 영토를 완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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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돈이 생기면 또 짓는다! 28차까지 쪼개진 '징검다리 분양'

​영토는 확보했지만, 당시 대기업이 아니었던 한신공영은 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한 번에 공사할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여기서 그들의 기상천외한 '징검다리식 연쇄 자금 조달' 전략이 등장합니다.

​1차 분양을 해서 받은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옆 땅의 잔여 보상을 해결합니다. ​그 땅에 2차를 짓고, 다시 그 돈을 굴려 3차를 짓는 식이었습니다.

​토지 보상이 해결되거나 돈이 들어오는 대로 일단 아파트 몇 개 동을 묶어 'OO차'라는 이름으로 찔러넣듯 공급한 것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 시차를 두고 분양가를 조금씩 올려 받으려는 목적까지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에 전무후무한 '28차수 쪼개기 분양'이 완성되었습니다.

​3. 50년 후의 나비효과: 초고속 재건축의 '축복' vs 지분 싸움의 '저주'


​시간이 흘러 2000년대 이후 재건축 시대가 도래하자, 이 파편화된 차수들은 주민들의 자산 지도를 완전히 갈라놓는 나비효과를 만듭니다.


소규모 단지의 초고속 재건축
​덩치가 수천 세대에 달하는 대단지는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조합 설립에만 수년이 걸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신반포 한신 단지 중에는 100~300세대 안팎의 알짜배기 소규모 단지들이 많았습니다.

​신반포 1차 ──▶ '아크로 리버파크' (2016년 입주)
​신반포 5차 ──▶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 (2018년 입주)
​특히 한강변을 끼고 있던 이 단지들은 주민 수가 적으니 의견 조율이 빛의 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우리끼리 빨리 털고 대한민국 최고 하이엔드로 가자!"가 가능해지면서 강남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을 완료하고 대장주로 올라서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니 땅 내 땅" 소송과 분열의 잔혹사
​반면, 도로 하나나 상가 하나를 이웃과 공유하고 있던 내륙의 중·소형 차수들에는 이 쪼개진 번호표가 지독한 저주가 되었습니다.
겉보기엔 한 울타리 안의 다정한 이웃 같지만 법적으로는 번호마다 조합이 다른 철저한 '남남'이었기 때문입니다.

​빨리되는곳이 있는가하면 한없이 늘어지고 조합이 소송에 휘말리고 주변이 다 하이엔드 아파트인데 아직 이주조차 하지 못하는곳도 부지기수입니다.

​에피소드 2편을 마무리하며


​70년대 한신공영이 뽕나무밭을 선점해 던졌던 '차수 쪼개기'라는 주사위는 50년이 지난 지금 빛의 속도로 초고가 대장주가 된 단지와 지분 싸움의 늪에 빠져 발이 묶인 단지라는 완벽한 명암을 낳았습니다.

과거 필지를 어떻게 쪼개어 집을 지었는가가 수십 년 뒤 주민들의 자산 격차를 갈라놓은 셈입니다.
​그런데 이 쪼개진 한신 타운의 중심에는 주민들이 슬리퍼를 끌고 모여들던 거대한 상권의 심장이 있었습니다.

​다음 [Ep 3. IMF 잔혹사: 뉴코아와 동아건설이 남긴 유산] 편에서는 한신공영의 사위 김의철 회장이 세웠던 전설의 '뉴코아 백화점' 이야기와, IMF 부도 위기 속에서 눈물로 지어졌던 잠원동아·반포푸르지오의 숨겨진 출생의 비밀을 다루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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