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럴수있어 그러라그래"입니다.
지난글에서는 노량진 유휴부지에 들어설 '스타필드' 루머와 미래 청사진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땅이 왜 서울 한복판에 야구장으로 남아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수협이 이 거대한 '금싸라기 땅'의 주인이 되었는지 알게 되면
이 개발 사업이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1. 박정희 정부의 야망: 노량진 벌판에 세운 '국가 기상'
노량진 수산시장의 고향은 사실 중구 중림동(서울역 인근)이었습니다.
1927년 경성수산으로 시작된 시장은 서울의 팽창을 감당하지 못했고,
1971년 박정희 정부는 결단을 내립니다.
ADB 차관의 투입:
나라에 돈이 없던 시절, 정부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약 430만 달러의 차관을 들여와 지금의 노량진 부지에 대규모 시장을 건립합니다.
철도(경부선)와 한강 물길을 동시에 쥐고 있는 노량진은 전국 수산물을 모으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유통 근대화의 상징:
1971년 6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 관심 속에 개장한 노량진 시장은 당시 '동양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달고 서울 시민의 식량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 전략 시설로 탄생했습니다.
2. 라이벌 가락동의 등장: 88 올림픽과 유통 전쟁

노량진이 독주하던 1980년대, 강력한 라이벌이 나타납니다.
바로 가락농수산물시장(1985)입니다.
88 서울올림픽의 나비효과: 전 세계 손님을 맞이해야 했던 정부는
도심 곳곳의 노점 시장을 정리하고, 전국의 모든 식자재를 한 번에 처리할 '거대 터미널'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송파구 가락동 변두리에 16만 평 규모의 가락시장이 세워졌고,
노량진(수산 전문)과 가락동(종합 유통)은 서울의 식탁을 두고 40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됩니다.
3. 2002년, 수협의 '위험한 도박'이 '신의 한 수(?)'가 되기까지
가장 극적인 순간은 2002년입니다.
시장이 매물로 나왔을 때 수협중앙회가 인수를 선언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이상합니다.

전 국민의 우려: 당시 수협은 IMF 여파로 공적자금 1조 원을 받던 '빚쟁이' 처지였습니다.
주요 일간지들은 "제 코가 석 자인 수협이 1,500억 원짜리 땅을 왜 사느냐"며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정부 지원조차 끊겨 수협은 연 7%대의 고금리 시중 대출을 끌어와 가까스로 인수를 마쳤습니다.
20년의 인내: 이후 상인들과의 현대화 사업 갈등 등으로 개발이 지연되며 야구장과 축구장으로 임시 운영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땅은 현재 5조 원 가치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수협은 2022년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하고 완벽한 주권을 찾았다하지만 뒤가 개운친 않습니다.
이제 이 땅은 어민들의 미래를 책임질 '황금알'이 되었습니다.
4. 마침표: 2030년, 노량진이 그리는 큰 그림
1927년 중림동에서 시작해 1971년 노량진 벌판을 거쳐, 이제는 스타필드급 랜드마크를 꿈꾸는 2026년까지...
노량진의 100년사는 곧 대한민국 유통과 부동산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이제 야구방망이 소리는 잦아들고, 그 자리에는 여의도와 용산을 잇는 거대한 수변 복합단지가 들어설 것입니다.
20여 년 전, 비난 속에서도 이 땅을 지켜냈던 뚝심이 과연 어떤 화려한 결실을 볼까요?
노량진의 변신은 이제 막 서막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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